협상력이 약한 쪽도 이기려 하지 않고 정보·시간·힘, 이 세 가지 축만 이해하면 강자를 움직일 수 있습니다.
로카 하경수 대표는 더 높은 기업가치를 제시한 해외투자자 대신, 세 번이나 자신을 거절했던 우준호 대표와의 파트너십을 선택했습니다.
이 선택 이후 로카는 2025년 연매출 250억원, 영업이익률 18%를 기록했고, 2026년 5월에는 155억원 규모 시리즈B 투자까지 유치했습니다.
즉 당장의 가격보다 다음 거래로 이어질 관계를 남기는 선택이, 결과적으로 더 빠른 성장을 만들어냈다는 뜻입니다.
아래에서 두 대표가 공개한 실제 협상 사례와, 약자가 강자를 상대할 때 바로 쓸 수 있는 방법을 정리해 드립니다.
행사 정보
행사명: OPEN UP: 강자를 움직이는 협상의 기술
주최: 벤처스퀘어
일시: 2026년 9월 9일 오후 5시~8시
장소: 서울 서초구 한국컨퍼런스센터
연사: 우준호(우앤파트너스 대표), 하경수(로카 대표) / 진행: 명승은(벤처스퀘어 대표)
아래 내용은 벤처스퀘어가 현장을 취재해 전한 기사를 바탕으로 정리했습니다.
행사에 참석하지 못하셨더라도, 핵심 사례와 원칙만은 그대로 가져가실 수 있도록 풀어서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그만둘 수 없는 사람에게는 협상력이 없다
우준호 대표는 이랜드에서 15년간 국내외 인수합병(M&A) 15건을 진행했습니다.
그가 다룬 누적 거래규모는 13억달러에 달합니다.
드라마 <협상의 기술> 속 주인공 캐릭터의 모티브가 된 인물이기도 합니다.
그가 이날 던진 한 문장은 이랬습니다.
"그만둘 수 없는 사람에게는 협상력이 없다"
실제로 그는 해외 기업이 계약 직전 가격을 10% 더 낮춰달라고 요구하자, 곧바로 거래 종료를 통보한 적이 있습니다.
이후 침묵이 흐르던 2주가 지났습니다.
상대는 결국 원래 제시했던 조건 그대로 돌아왔습니다.
협상 테이블에서 먼저 등을 돌릴 수 있는 쪽이, 결국 판을 다시 쓸 힘을 가진다는 것을 보여준 장면입니다.
세 번 거절당한 제안, 그래도 다시 문을 두드린 이유
로카의 하경수 대표는 3대째 농업을 이어온 집안 출신입니다.
20대에는 도시락집과 치킨집을 접은 경험도 있습니다.
그는 세계 최초 식물성 콜라겐을 내세우며 우준호 대표에게 투자 미팅을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세 번 연속 거절당했습니다.
그래도 원물과 특허, 기술력을 하나씩 검증할 수 있도록 자료를 다듬어 다시 요청했습니다.
결국 미팅이 성사됐습니다.
이 만남은 16억원 규모 개인투자조합 결성으로 이어졌습니다.
더 높은 몸값을 부른 해외투자자를 거절한 이유
여기서 반전이 하나 있습니다.
하경수 대표에게는 더 높은 기업가치를 제시한 해외 투자자의 제안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가격이 더 높은 제안 대신, 우준호 대표와의 파트너십을 선택했습니다.
"협상은 상대를 이기는 기술이 아니라, 상대가 스스로 움직일 이유를 만드는 일이다"
이 선택은 이후 결과로 증명됐습니다.
로카는 2025년 연매출 250억원, 영업이익률 18%를 기록했습니다. 2025년 8월 110억원 시리즈A에 이어 2026년 5월에는 155억원 시리즈B 투자까지 유치했습니다.
가격이 아니라 사람을 남긴 선택이, 오히려 이후 투자 유치 속도를 앞당긴 셈입니다.
"당장 더 좋은 조건을 주는 곳보다, 다음에도 다시 손잡을 수 있는 사람을 골랐던 게 결국 회사를 더 빨리 키웠습니다." — 하경수 대표
협상을 움직이는 세 가지 축: 정보, 시간, 힘
우준호 대표가 정리한 협상의 3요소는 정보, 시간, 힘입니다.
정보는 양측이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을 말합니다.
시간은 상대가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흐름을 관리하는 것입니다.
힘은 직위나 자금에서 나오지 않습니다.
대안이 있는지, 신뢰를 얼마나 쌓았는지, 거래를 중단할 수 있는지에서 나옵니다.
세 가지 축 가운데 하나라도 상대보다 명확히 파악하고 있다면, 자금력이나 직위의 차이는 생각보다 크게 작용하지 않습니다.
가격 중심 협상과 관계 중심 협상, 무엇이 다를까
같은 협상 상황이라도 무엇을 우선순위로 두느냐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집니다.
아래 표로 두 접근을 항목별로 비교해 드립니다.
구분 가격 중심 협상 관계 중심 협상(가격보다 사람)
판단 기준 이번 계약에서 더 받아내는가 이 관계가 다음 거래로 이어지는가
상대 요구 대응 즉시 양보하거나 즉시 거절 대안을 만들어 새 조건 제시
단기 결과 계약 성사 확률이 높아질 수 있음 계약이 늦어질 수 있음
장기 결과 더 낮은 가격을 요구받는 패턴이 반복됨 재계약·추가 투자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음
실제 사례 10% 추가 인하 요구를 수용 거래 종료 통보 후 원래 조건으로 복귀, 이후 155억원 시리즈B 투자로 연결
협상력이 약할 때 무엇부터 해야 할까
이 자리에서 강조된 가장 실용적인 조언은 "이분법에서 벗어나라"는 것이었습니다.
상대 요구를 수용할지 거절할지 고민하는 대신, 서로가 움직일 수 있는 조건을 새로 만드는 데 집중하라는 뜻입니다.
예컨대 가격 인하 요구를 받았다면, 가격 대신 납기·물량·계약 기간 같은 다른 조건을 함께 제시하는 식입니다.
대기업을 상대할 때는 예산과 보고 라인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실제 의사결정권자가 누구인지 파악하는 것도 반복해서 강조된 부분입니다.
하경수 대표의 사례처럼, 한 번 거절당했다고 끝내지 않고 상대가 검증할 수 있는 자료를 보강해 다시 요청하는 것도 유효한 전략입니다.
결론: 자본과 정보에서 앞선 강자와 협상해야 한다면, 지금 당장 유리한 조건을 받아내려 애쓰기보다 정보·시간·힘이라는 세 축을 활용해 상대가 스스로 움직일 이유를 만드는 방향으로 접근하시고, 눈앞의 가격보다 다음 거래로 이어질 관계를 남기는 선택을 해보시기 바랍니다.
출처: 벤처스퀘어 현장 취재 기사(OPEN UP: 강자를 움직이는 협상의 기술, 2026년 9월 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