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1TV <다큐 인사이트> '곰이 늙은 일본을 덮치다' 편에서 유재우 PD는 감나무 열매를 먹다가 변비와 치질에 걸린 '마을의존형 곰'의 실태를 전했습니다.
이 곰들은 산이 아니라 마을 근처에서 태어나 사람이 버린 과일을 주식처럼 먹으며 자란 개체들입니다.
배경에는 일본 농촌 인구 감소로 버려진 경작지가 늘면서 곰이 민가 근처까지 내려오기 쉬워진 구조적 변화가 있습니다.
실제로 2025회계연도 일본의 곰 관련 인명피해는 238명, 사망자는 13명으로 모두 역대 최다를 기록했습니다.
어떤 방송에서 나온 이야기인가요
이 이야기는 2026년 9월 17일 방영된 KBS 1TV 시사교양 프로그램 <다큐 인사이트>의 '곰이 늙은 일본을 덮치다' 편에서 소개됐습니다.
연출은 유재우 PD가 맡았고, 일본 현지에서 곰 피해 지역과 전문가, 주민들을 직접 취재한 내용을 담았습니다.
곰 피해가 역대 최다를 기록한 일본의 현실과, 그 뒤에 숨은 인구 감소·고령화 문제를 함께 조명한 다큐멘터리입니다.
감나무 밑에서 자란 곰이 있다는 PD의 증언
유재우 PD가 가장 먼저 전한 장면은 '마을에서 태어난 곰'의 존재였습니다.
산속 야생 먹이가 아니라 사람이 심어두고 수확하지 않은 감나무 열매를 먹으며 자란 곰들이 실제로 있다는 겁니다.
이런 곰들은 당분 높은 먹이를 지속적으로 섭취하면서 체중이 급격히 불어나는 경향을 보였다고 합니다.
문제는 비만에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변비·치질, 항문 탈출까지 - 카메라에 담긴 장면
PD는 "마을에서 태어난 곰도 있어요. 감나무에서 감을 먹다가 변비나 치질에 걸리는 곰도 있어요. 항문이 탈출된 곰도 봤습니다"라고 밝혔습니다.
"감나무에서 감을 먹다가 변비나 치질에 걸리는 곰도 있어요. 항문이 탈출된 곰도 봤습니다."
이는 단순히 살이 찐 수준을 넘어, 소화기 자체에 이상이 생길 정도로 식습관이 왜곡됐다는 뜻입니다.
섬유질 비율이 낮고 당도가 높은 재배 과일을 장기간 과다 섭취한 결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야생에서라면 좀처럼 보기 힘든 질환이 사람이 남긴 먹이 때문에 생겨난 셈입니다.
목숨을 건 촬영 현장이었던 이유
이 장면들은 안전한 거리에서 편하게 찍을 수 있는 그림이 아니었습니다.
촬영 과정에서 카메라 감독이 곤충에 물려 림프선이 부어오르고 호흡곤란 증세를 겪는 일도 있었다고 합니다.
곰이 실제로 출몰하는 지역에서 장시간 대기하며 촬영해야 했던 만큼, 제작진에게도 상당한 위험이 따르는 작업이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사살이냐 공존이냐 - 엇갈리는 두 입장
다큐멘터리는 곰 피해를 둘러싼 일본 내 여론도 함께 담았습니다.
곰에게 직접 습격당한 피해자가 있는가 하면, 곰을 귀엽게 여기고 보호하려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겉보기에는 양쪽 입장이 팽팽하게 맞서는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일치하는 하나의 결론
하지만 유재우 PD는 취재 과정에서 뜻밖의 공통점을 발견했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곰에게 습격당한 사람이든 곰을 귀여워하는 사람이든, 산속 곰은 산속에 살게 두고 민가로 내려온 곰은 반드시 사살하거나 내쫓아야 한다는 주장은 거의 일치했습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곰 자체를 미워하느냐 좋아하느냐와 별개로, 사람이 사는 공간과 곰이 사는 공간은 분리돼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었던 셈입니다.
곰이 마을로 내려오게 된, 인구 감소가 낳은 결과
그렇다면 왜 지금 일본에서 유독 곰 피해가 급증한 걸까요.
다큐멘터리는 1965년부터 현재까지 일본의 농업 인구가 10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는 점을 짚었습니다.
경작을 포기한 땅이 늘면서 버려진 농지가 원시림처럼 우거졌고, 이 땅이 곰에게는 마을까지 안전하게 접근할 수 있는 통로가 됐습니다.
여기에 기후 변화로 도토리나 밤 같은 산속 먹이가 흉작을 겪는 해가 겹치면서, 곰들이 먹이를 찾아 인가 쪽으로 더 적극적으로 내려오게 됐다는 분석입니다.
일본 환경성 집계에 따르면 2025회계연도(2025년 4월~2026년 3월) 곰 관련 인명피해는 238명, 이 중 13명이 사망해 모두 역대 최다를 기록했습니다. 같은 기간 곰 목격 건수는 5만 776건으로, 종전 최다였던 2023년 2만 4348건의 두 배를 넘었습니다.
이 기간 포획된 곰은 1만 4720마리로 최근 20년 사이 가장 많았고, 이 중 99% 이상인 1만 4601마리가 안락사 처리됐습니다.
지역별로는 아키타현 66명, 이와테현 37명, 후쿠시마현 24명, 니가타현 17명 순으로 피해가 집중됐습니다.
구분 2023년 2025회계연도(2025.4~2026.3)
곰 목격 건수 약 2만 4348건 5만 776건
인명피해(부상·사망 포함) 집계상 상대적 저조 238명
사망자 수 - 13명
포획된 곰 - 1만 4720마리(안락사 1만 4601마리)
다큐멘터리가 제시한 해법
제작진이 내놓은 해법은 단순한 퇴치가 아니었습니다.
완충지대를 만들어 사람의 생활권과 곰의 서식권을 물리적으로 나누는 '조닝' 개념이 제시됐습니다.
동시에 버려진 농지를 질서 있게 자연으로 되돌리는 '재자연화(리와일딩)' 전략도 대안으로 언급됐습니다.
곰을 무조건 쫓아내거나 없애는 방식만으로는 근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문제의식이 담긴 셈입니다.
결론: 이번 다큐멘터리가 던진 메시지는 '곰이 사나워졌다'는 단순한 이야기가 아니라, 사람이 비워낸 땅이 곰의 서식지와 맞붙게 된 구조적 변화를 직시하라는 것입니다. 일본 여행이나 관련 뉴스를 접할 때는 개별 사건의 자극적인 장면보다, 왜 지금 곰 피해가 역대 최다로 치솟았는지 그 배경을 함께 살펴보는 편이 현상을 이해하는 데 더 도움이 됩니다.
출처: KBS